무더운 여름,둘째를 임신했을 때다
"여보, 지금 여객선 터미널에 가면 내 앞으로 먹갈치 두 상자가 왔을 거요
그걸 다시 거문도로 보내요"
남편은 이렇다 할 설명도 없이 전화를 끊었다
큰아이와 장장 한 시간 동안 버스를 타고터미널에 도착한 나는
남편 부탁대로 운송비를 내고 먹갈치를 돌려보냈다
그날 저녁, 남편을 보자 서러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배부른 아내를 고생시켰어요?"
당시 공무원이었던 남편은 나라 소유의 땅을 일반이에게 파는 일을 담당했다
먹갈치는 땅을 사려던 사람이 남편에게 뇌물로 보낸 것이었다
"여보, 내가 아이들에게 많은 재산을 줄 순 없지만
공무원으로서 정직한 모습을 남기고 싶소"
그 뒤로 남편은 명절 선물 한 번 받은 법이 없고, 결코 흔들리지도 않았다
요사이 안타까운 뉴스를 보면 새삼 남편이 존경스럽다
아이들도 이런 아빠의 모습을 자랑스럽게 여기리라 믿는다
<전남 여수, 임윤아님 글에서..>
'말과 글과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만개의 촛불 (0) | 2016.11.13 |
---|---|
메시가 떠나면 안되는 이유 (0) | 2016.10.03 |
언 어....한글날 (0) | 2016.09.28 |
지적은 적게 칭찬은 많이 (0) | 2016.09.15 |
보이지 않는 소중하 가치 (0) | 2016.09.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