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재미

버리고 떠나기 - 법정

sunbong 2017. 1. 21. 15:48

 

★★★★☆

책소개

1992년 홀연히 불일암을 떠나 강원도 오두막에 기거하면서부터 쓴 글들을 모았다. 눈을 뜰 때마다 새롭게 다가서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비롯해 명예와 편안함을 버리고 혼자서 살아가는 구도자의 청빈한 삶이 잘 드러나 있다. 시종일관 욕심을 버리고 떠나라는 가르침과 사람은 혼자일 때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진실되게 만날 수 있다는 스님의 참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특히 강원도 오두막에서 나무, 새, 바람, 달, 들짐승을 벗삼아 사는 구도자의 속깊은 대화를 엿들을 수 있다. 버리고 떠난 구도자가 세상을 향해 띄우는 편지다.

저자 소개

작가파일보기 관심작가알림 신청 저 : 법정

法頂, 본명:박재철 1932년 전라남도 해남에서 태어났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경험하고 삶과 죽음에 대해 고뇌하다가 대학 재학 중 진리의 길을 찾아 나섰다. 1955년 통영 미래사로 입산하여 1956년 송광사에서 효봉 스님의 문하에 출가했다. 다음날 통영 미래사로 내려가 행자 생활을 했으며, 사미계를 받은 후 지리산 쌍계사 탑전으로 가서 스승을 모시고 정진했다. 그후 해인사 선원과 강원에서 수행자의 기초를 다지다가 28세 되던 해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받았다.

서울 봉은사에서 운허 스님과 더불어 불교 경전 번역 일을 하던 중 함석헌, 장준하, 김동길 등과 함께 민주수호국민협의회를 결성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으며, 1975년 본래의 수행승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송광사 뒷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세상에 명성이 알려지자 1992년 다시 출가하는 마음으로 불일암을 떠나 아무도 거처를 모르는 강원도 산골 오두막, 문명의 도구조차 없는 곳에서 혼자 살아왔다. 강원도 생활 17년째인 2008년 가을, 묵은 곳을 털고 남쪽 지방에 임시 거처를 마련하였다. 삶의 기록과 순수한 정신을 담은 법정 스님의 산문집은 우리가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어디로 향해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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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은 없다. 모두가 한때일 뿐. 그 한때를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다. 그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목차

1. 생각의 씨앗을 묻으라
화전민의 오두막에서
묵은 편지 속에서
나의 휴식 시간2.
별밤 이야기
개울가에서
강변의 정자에서
낙엽은 뿌리로 돌아간다
까치 소리를 들으며
(…)

2. 무엇을 깨닫고 무엇을 닦을 것인가
도라지꽃 사연
잔인 무도해진 우리 인생
무엇을 깨닫고 무엇을 닦을 것인가
살아 있는 것은 다 한 목숨이다
자연의 소리에 귀기울이라
어진이를 가까이 하라
그대가 곁에 있어도
(…)

3. 소유의 굴레
소유의 굴레
통일을 생각하며
크게 버려야 크게 얻는다
녹스는 삶을 되돌아보라
자연은 커다란 생명체다
반바지 차림이 넘친다
닭벼슬만도 못한 중벼슬
가을이 오는 소리
(…)

4.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여기 바로 이 자리
온화한 얼굴 상냥한 말씨
맑고 투명한 시간
누가 복을 주고 벌을 주는가
아름다움과 조화의 신비
겨울 하늘 아래서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

5. 버리고 떠나기
산승의 편지
단순하고 간소한 삶
버리고 떠나기
아직 끝나지 않은 출가
인생을 허비한 죄
그 일이 그 사람을 만든다
생명의 잔치에 동참하라
남의 삶과 비교하지 말라

이하 생략

책속으로

세상에 거저 되는 일도 없지만 공것 또한 절대로 없다. 그만한 보상을 치르지 않고는 그 어떤 결과도 가져올 수 없다. 안이한 직업적인 중 노릇이 편한 것 같지만, 거기에는 곰팡이균처럼 부패와 타락이 내재되어 있다. 그러니 편하고 한가함을 즐길 게 아니라 독사를 피하듯 멀리 해야 한다. 특히 수행자를 병들게 하는 것은 이 편하고 한가한 안일임을 명심하고 명심할 일이다.---본문 중에서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그러므로 차지하고 채우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침체되고 묵은 과거의 늪에 갇히는 것이나 다름이 없고, 차지하고 채웠다가도 한 생각 돌이켜 미련없이 선뜻 버리고 비우는 것은 새로운 삶으로 열리는 통로다.---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