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이
오빠 !
아침에
여늬때와 마찬가지로 동헌으로 가서
모자와 남방을 벗고 ,
심호흡을 하며
맨손체조를 날렵하게 하고 ,
온 몸의 경락을 주욱 눌러 내려가면서
무심코 발밑을 내려다 보다가 깜짝 놀랐다 .
연못가에는
돌로 들쭉날쭉 장식이 되어 있는데
가만히 보니까
조그만 우렁이 새끼<논고동>여섯마리가 돌맹이 위에 얹혀 있었다 .
누군가 연못에 사는
우렁이 새끼를 잡아서 돌맹이 위에 놓아 두었던 것이다 .
이제 막 햇빛이 내려 쬐일텐데
깜짝 놀라 우렁이를 연못에 놓아 주었다 .
그때까지도
난 우렁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감을 잡지 못하고
무심코 얼른 물속으로 넣어 주긴 했었는데 ...
< 체조를 끝내고 온 몸 눌러 주기는 언제나 연못가에서 함 >
한 참
온 몸을 눌러 주고 맨 마지막에는
벤취에 앉아서 가만히 호흡을 가다 듬는다 .
호흡을 마치고 돌아서다
무심코 연못을 들여다 보았는데 정말로 깜짝 놀랐다 .
아까 내가 놓아준 우렁이 여섯 마리가
창포 잎사귀 위에서 모두 더듬이를 위로 뻗치고
활발히 운동을 하고 있었다 .
얼마나 놀랐는지 ....
또 기분이 얼마나 좋았는지 ....
난 혹시나 싶어서
손을 살짝 내밀어 우렁이 촉수를 살짝 건드려 보았는데
우렁이가 화들짝 놀라 촉수를 껍질 속으로 완강히 감추어버린다 .
정말로 기분좋은 아침이었다 .
행운이 올것만 같다 .
서 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