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약속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sunbong 2009. 12. 15. 18:04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누군가를 애터지게 기다려 본 사람에게 이 글을 드립니다)

석류정


내 영혼이 흐르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오늘도 당신을 기다립니다
씻김굿 풀어헤친 속 깊은 가슴으로 시리게 살아오는 당신의 넋 품은 채
만나야 한다고 혼백 걷어올리는 피울음 쏟아 가며
연꽃 무늬 난간에 기대어 있습니다

세월이 구름과 엉켜 흐르고 이따금씩 가랑잎이 여울 물살에 떠내려가는
기다림의 다리 위엔 당신의 웃음소리가 바람에 묻혀 오고
유독 흠모하는 이유로 눈부시게 초라한 나의 공허는
지붕 있는 다리의 그 쓸쓸함에 숨어 마냥 서러웁지만
타인이라 부르고 싶지 않은 가슴으로 착한 이름의 당신을 기다립니다

이 너른 세상 저리도 많은 사람 중에 당신과 나의 눈 마주친 그 날부터
살결 움츠리는 소리까지 보듬고 한 뼘의 거리도 남아 있지 않은 땅 위에
그렇게 살고 싶어 기다리는데 당신의 숨소리는 오늘도 비껴 가고
비에 젖은 편지 한 통 나부끼는 하늘이 너무 어둡습니다

사랑은 언제나 갇혀 있을 뿐 당신의 구두 소리 들리지 않는 다리 위엔
또 한 계절이 그렇게 지나가고 밤이슬 내려앉는 차가운 소리와
별꽃 흩어지는 소리 없는 노래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슬픈 약속으로
풀잎 같이 짓밟힌 시간되어 다가섭니다

사람을 가슴에 묻어 놓고도 차마 들여다 볼 수 없는 하도 그리운 날
약속으로도 다 이루지 못하는 운명의 깊은 곳에 사연을 뉘여놓고
모든 사유와 행위가 끝나는 당신의 이름 앞에 서 있습니다

당신이 움직이는 대로, 당신이 말하는 대로
나는 그저 당신의 그림자로 살고 싶은 간절한 바램 하나마저도
바람 속의 먼지처럼 힘없이 휩쓸려 내려 가는 세월입니다

당신이 그리울때마다 숨이 멎을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나는 그런 느낌을 삼키며
메디슨 카운티의 난간 위에 서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오늘은 마지막일지라도
내일은 다시 시작하렵니다

당신을 기다리는 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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